'꽃의 도시'를 내세우는 고양시의 화훼산업이 생산을 넘어 유통과 판매 중심으로 체질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역 농가들은 꽃을 생산할 기반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안정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공간과 도소매 거점 확보를 요구하고 있다.
고양특례시의회 환경경제위원회가 지난 9월 15일 한국화훼농협 고양유통센터에서 고양시화훼연합회 등과 가진 간담회에서도 핵심 쟁점은 '유통'이었다. 참석자들은 고양 화훼산업이 기존 생산 중심에서 유통 중심으로 구조를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화훼 복합 테마파크 조성, 청년 후계농 육성 기반과 농가 경영 안정을 위한 지원책도 함께 요구됐다.
특히 농가들은 개발제한구역과 농지 규제로 화훼 판매·유통시설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했다. 지구 지정이나 특구 등을 활용해 규제를 개선하고 합법적인 판매공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양시 안에 안정적인 화훼 도소매 거점을 구축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이 같은 요구는 고양시가 그동안 추진해 온 화훼산업 발전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고양시정연구원이 제시한 화훼산업 육성 방향 역시 생산 농가를 중심으로 유통과 소비를 집적하고, 생산·유통·소비·연구가 연결되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을 주요 전략으로 제시하고 있다. 꽃 판매전시장과 복합문화공간, 소매판매시설 등을 확보해 일상적인 꽃 소비를 확대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과거 자료를 보면 유통 기반 확대 필요성이 새롭게 등장한 문제만은 아니다. 고양시정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고양화훼공판장 거래실적은 2019년 77억5,700만원에서 2021년 66억5,100만원으로 14.3% 감소했다. 2021년 기준 고양시 절화류 농가는 103호, 분화류 농가는 169호로 집계됐다. 다만 이 수치는 과거 현황을 보여주는 자료인 만큼 현재 농가 규모나 거래실적과 동일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고양시도 올해 들어 판로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 2월 스타필드 고양을 시작으로 스타필드시티 위례점, 스타필드 부천점 등 대형 유통시설에서 지역 화훼농가가 참여하는 팝업스토어를 확대했다. 시는 지역 농가가 소비자를 직접 만나는 판매공간을 늘려 화훼 소비를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고양국제꽃박람회에서도 지역 농가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시도가 이어졌다. 올해 박람회에는 고양지역 30여 개 화훼농가가 직접 재배한 화훼류를 판매하는 플라워마켓이 운영됐다.
그러나 농가가 요구하는 것은 특정 행사나 일정 기간 운영되는 판매공간을 넘어선 보다 안정적인 유통 기반이다. 9월 간담회에서는 꽃박람회 기간뿐 아니라 평상시에도 꽃 소비를 늘릴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고, 지역 농산물 우선구매와 실제 농가소득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됐다.
결국 고양 화훼산업의 과제는 '꽃을 잘 생산하는 도시'에서 '생산한 꽃이 안정적으로 팔리는 도시'로 넘어갈 수 있느냐에 있다. 시가 대형 유통시설을 활용해 새로운 판매처를 넓히고 있는 가운데, 농가들이 요구하는 상설 도소매 거점과 판매공간 확보, 관련 규제 개선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