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아파트 건설현장에 공급되는 레미콘에 물을 추가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콘크리트 품질과 건설현장 관리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품질검사 대상 차량을 미리 구분해 검사를 피했다는 의혹까지 나오면서 자재 반입과 검사 과정의 신뢰성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LH는 2023년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와 무량판 구조 철근 누락 사태로 이미 대규모 부실시공 논란을 겪었다.
이번에도 LH가 거래 중단과 수사의뢰를 검토하는 가운데, 사후 제재뿐 아니라 실제 사용된 콘크리트의 품질 확인과 현장 감독체계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철근 빠진 LH 아파트, 이번엔 '물 탄 콘크리트'…반복되는 부실 논란
레미콘 물타기·품질검사 회피 의혹에 LH 거래 중단·수사의뢰 검토 검단 붕괴·철근 누락 사태 이후에도 공공주택 품질관리 또 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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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아파트 건설현장에 이른바 '물 탄 콘크리트'가 반입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공공주택 품질관리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2023년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와 전국 LH 아파트의 철근 누락 사태를 겪고도 건설현장의 부실을 걸러내는 관리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지난 9일 JTBC는 경기도의 한 레미콘 공장에서 운전기사들이 차량에 실린 콘크리트에 물을 추가하는 모습을 포착해 보도했다. 해당 레미콘이 LH 아파트 건설현장으로 향했다는 내용과 함께, 품질검사 대상 차량을 미리 구분해 검사를 피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콘크리트는 정해진 비율로 배합해야 필요한 강도를 확보할 수 있다. 운반 과정에서 임의로 물을 추가하면 작업은 쉬워질 수 있지만 물과 시멘트의 비율이 달라져 강도와 내구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검사 대상 차량에만 정상적인 콘크리트를 공급했다면 일부 차량의 검사 결과만으로 전체 납품 물량의 품질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생긴다.
논란이 확산하자 LH는 해당 업체와의 거래를 중단하고 수사의뢰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실제 거래 중단의 집행 여부와 수사의뢰 진행 상황, 문제의 콘크리트가 어느 공정에 얼마나 사용됐는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한 상태다.
이번 논란이 더욱 무겁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LH가 이미 대규모 부실시공 사태를 겪었기 때문이다.
2023년 4월 인천 검단신도시의 LH 발주 아파트 건설현장에서는 지하주차장 일부가 붕괴했다. 이후 조사에서 설계·시공·감리 과정의 부실과 철근 누락 문제가 드러났다. 같은 해 LH가 발주한 무량판 구조 아파트를 대상으로 점검이 확대됐고, 국토교통부는 지하주차장 121개 단지를 조사한 결과 22개 단지에서 부실시공을 확인했다고 공식 자료에 명시했다.
더욱이 당시 LH는 철근 누락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전수조사 과정에서도 일부 단지를 빠뜨려 논란을 키웠다. 부실시공을 걸러내야 할 점검 자체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의심받는 상황까지 발생한 것이다.
정부는 이후 철근 누락 단지의 보강과 함께 설계·시공·감리 전 과정의 안전관리 개선 및 LH 혁신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에는 구조물의 재료가 되는 콘크리트의 배합과 품질검사 과정에서 새로운 의혹이 불거졌다.
물론 과거 철근 누락과 이번 콘크리트 물타기는 발생 과정과 책임 주체가 다른 사안이다. 이번에 공급된 콘크리트가 실제 구조물의 강도 기준에 미달하는지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공공주택 건설현장에서 자재와 시공 품질을 검증해야 할 관리체계가 다시 의심받고 있다는 점은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LH가 거래 중단이나 수사의뢰를 검토하는 것은 필요한 대응일 수 있다. 그러나 업체에 책임을 묻는 것만으로 LH의 관리 책임까지 끝나는 것은 아니다. 문제의 콘크리트가 실제 어디에 사용됐는지, 품질검사가 적절하게 진행됐는지, 같은 문제가 다른 납품 과정에서도 발생했는지 확인하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
철근 누락 사태 이후 LH와 정부가 내놓은 재발방지 대책이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작동했는지도 다시 따져볼 필요가 있다. 공공주택의 안전은 문제가 드러날 때마다 사과하고 보강하는 것만으로 확보되지 않는다. 부실한 자재와 시공을 건물이 완성되기 전에 걸러낼 수 있어야 한다. 반복되는 품질 논란 앞에서 LH가 입증해야 할 것은 또 하나의 대책 발표가 아니라 현장에서 작동하는 관리·감독 체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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